♥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 詩(심순덕)
한여름 뙤약볕 내리쬐는 들녘에서 허리띠 졸라매고
비지땀 흘리시며
그렇게 죽어라 힘들게 일하셔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어리 김치 몇조각으로 부뚜막에 걸터앉아
대충 한끼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얼어붙은 냇가에서
얼음조각 맨손으로 걷어내며 빨래 방망이질 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걷어 먹이고
혼자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손톱을 깎을 수 조차 없이 닳고 문들어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꿈치가 다 헤지고 살이 갈라져 피가 베어나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것만 같은 어머니의 모습..
저녁이면 쇠죽솥에 군불 지펴놓고 하루시름 실어
한숨 내 뱉으시며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냥 넋두리 인줄만 알았는데
한밤중 자다 깨어 저만치 방구석 호올로
고된 하루에 저린손발 움켜쥐고 한없이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이러면 안되는 것 이였습니다.
이제와서 외쳐봅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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