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시
이용원
201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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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시
-도종환
동구 밖 고목나무 한가운데
커다랗게 뚫려 있는 구멍을 보다가
어머니 생각을 한다.
나도 어머니 가슴에 저렇게 커다란 구멍을
뚫어 놓은 건 아닐까.
가슴에 구멍을 뚫어놓고는
모른 척하고 돌아선 뒤
잊어버린 건 아닐까.
아니,
어머니의 삶을 싹둑 베어버리진 않았을까.
그런 것 같다.
내가 그런 것 같다.
고목처럼 늙으신 어머니
가슴에 휑한 바람이 들락거리도록
만든 게 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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